방천, 세상의 끝 | Fangchuan, the end of the world

Fangchuan, Yanbian, Jilin, China
중국 길림성 연변 방천 (防川)

in June, 2011

Between Norh Korea, China and Russia

This place, the southeast end of China, next to the North Korea and Russia is a beautiful but isolated land without real connection to the other countries.

on our way to Fangchan | 훈춘 톨게이트

티티카카 호수에서 볼리비아와 페루의 국경에는 아직 열 몇살 밖에 돼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남은 동전을 처치할 수 있도록 군것질 거리를 팔고 있다.

벨기에와 프랑스의 국경에는 쉥겐 조약이 이전 쓰였을 이제는 휑하게 버려진 쓸쓸한 검문대가 있다.

북한과 중국 사이엔 두만강이 있다. 어딘가엔 유량이 그리 많지 않은 강폭이 채 100미터도 되지 않아 깊은밤 검문대의 눈을 피해 국경을 넘는다는 것이 그닥 어려워보이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반도이지만 휴전선으로 막혀 섬과 다름없는 처지이다.

그렇게 먼먼 곳으로 떠나기를 원하는 이들은 국경 너머를 꿈꾸는 것이다.

국경 너머 어딘가.. 김연수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쳤다.

오래전부터 나는 국경을 꿈꿨다. 왜냐하면 나는 국경이 없는 존재니까. 내게 국경이란 곧 바다를 뜻했다. 살아오면서 나는 여러차례 무작정 자동차를 몰고 떠난 적이 있었다. 그러면 기껏해야 나오는 것이 동해, 아니면 서해, 그것도 아니면 남해뿐이었다. 한번은 북쪽으로 차를 몰고 간 적이 있었다…… 임진각에 서서 나는 그냥 철조망 저편을 바라봤을 뿐이다. 그 느낌은 남해와 서해와 동해를 바라볼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기가 끝이구나. 갈 데가 없구나……
내게는 서태지를 위해 삭발하고픈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벌써 은퇴라니, 대단히 시시하다고 생각했다. 국경이 없는 곳에서 자란 아이들이니까, 잠적이 불가능한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니까, 고작 이십대에 은퇴를 선엄해야만 하는 것이다.

김연수 산문집 “여행할 권리” 중에서

Fangchuan | 방천. 수풀 밖에 없다.

방천이라는 곳은 북한과 중국과 러시아의 세 국경이 만나는 곳이다.

약속이라도 한듯 개발을 하지 않고 버려둔 탓에 세상의 끝 처럼 황량하고 쓸쓸한 곳이었다.

풀숲 밖에 없는  아름답지만 황량한 길을 가다 보면 북한으로 가는 국경소가 나오고 또 몇 킬로미터를 가면 중국의 끝이다. 중국은 바다까지 2킬로미터를 남기고 바다를 얻지 못했다.

국경소 밖에 없는 그 곳에선 두만강과 러시아와 북한을 가끔씩 오가는 철교하나가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중국 도문 국경 변경선. 다리 너머는 북한 | Tumen, a bridge between North Korea and China

북한과 중국을 경계짓는 것은 민둥산은 북한,  나무산은 중국이다. 경작지 확보를 위해 북한은 산들의 나무를 밀어내고 밭으로 개간했다.

똑같이 세 국경이 만나는 교통과 문화의 요충지인 바젤(스위스, 독일, 프랑스)과 어쩜 이리 다른지 모르겠다.

아마 나진 선봉 자유 경제 지구 개발 계획이 추진되면 방천이 아마 더이상 세상의 끝으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세 국경 사이의 이 기묘한 침묵 체험도 이제 마지막 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